김○진 바오로 임○선 모니카 부부
항상 우리부부의 삶과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애시절의 애틋함과 신혼시절의 달콤함.
지금 돌이켜보면 결혼생활 15년 동안 우리부부는 연애시절과 신혼시절의 삶과 현실의 삶을 비교하면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3년 후 우리 부부는 예상하지 못한 큰 어려움을 만납니다.
한없이 너그럽고 나에게 의지가 될 줄 알았던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모습을 보면서 불빛하나 없는 산속에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습니다.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내밀수록 그는 저만치 자꾸 멀어져가는 타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가슴 한편에는 서로에 대한 불만을 품고
머리로는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특별하게 사는 사람 있나.
그래도 아이들 아빠잖아. 난 엄마이고. 아이들이 있는데 이제 와서 어쩌겠어. 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불만보다 가슴에 쌓아 놓은 불만의 크기가 컸고 서로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불만은 함께 살아갈수록 조금씩 커져갔습니다.
더 이상 남편은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도 아니고 대화 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니었습니다.
서로 얼굴만 봐도 화가 나고 상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서로 말은 안하였지만 가슴속에 쌓인 불만과 불신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비신자인 남편에게 천주교 세례를 받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하게 됩니다.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하였지만 남편도 가정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하였는지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받은 세례명이 바오로였습니다. 세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생활은 변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바오로의 대부님 부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의 얼굴은 우리 부부가 가지지 못한 평온하고 사랑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로를 사랑해주는 마음이 너무도 부러웠습니다. 대부님 부부하고 대화하던 중 ME에 대한 얘기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대부님은 ME가 얼마나 특별한 프로그램인지 말씀해주셨습니다.
뭔가 돌파구가 될 것 같아 남편을 졸라 ME 소개모임에도 나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ME를 다녀오는 것이 우리부부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바쁜 남편은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했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저는 본당에 알리고 ME교육을 가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ME 교육가는 것을 뒤로 미루었는데 교육을 갈 수 있는 계기가 쉽게 생기기 않았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저희 부부를 힘들게 했던 삶의 문제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간들 보다는 서로를 이해할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으나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해 가졌던 해묵은 감정들은 우리부부가 가까워지고 친밀해지는 것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본당주보에 ME교육에 관한 내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생일 선물로 바오로에게 ME교육 다녀오는 것을 제안했고 ME교육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바오로의 반응이 시큰둥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얼마 전 ‘아버지학교’에도 다녀오는 등 나름대로 가족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교육받는다고 사람이 쉽게 변할 거 같아?”
“나도 알아. ME교육을 받는다고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겠어?”
“그런데 왜?”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부부가 더 잘살게 되지 않을까?”
늘 그러하듯이 이번에도 바오로가 못이기는 척 하면서 나의 제안을 받아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같이 하면서 동지애가 생겼나 봅니다.
ME에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영사기 필름처럼 돌아갔습니다.
달콤했던 신혼시절, 지나온 결혼생활에서 받은 상처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많이 표현하지 않았던 바오로의 감정들을 알게 되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표현을 많이 안하는 배우자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부부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 중 많은 부분이 배우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부분이 나의 잘못이었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한 행동들이 얼마나 배우자를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부부가 겪었던 어려움들을 여느 부부들도 겪고 있었구나 하는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삶을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서로에 대한 감정과 나의 감정을 슬기롭게 표현하고 받아들일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ME가 신혼의 열정의 되살리는 묘약 같은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 부부로 살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배우자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존중 받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 어떻게 해야 배우자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존중 받을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서로간의 대화를 간절히 원했지만 진정한 대화의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더불어 대화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 이해 존중 대화 이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들이 아니고 꾸준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한다는 것도 더불어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ME가 우리 부부의 모든 문제를 한 순간에 해결해 주거나 배우자와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바꾸어 놓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샘솟아 서로에 대해 열정이 넘치는 부부로 되돌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배우자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동반자로서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ME 주말을 함께 보낸 후 지금 우리부부는 같은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1.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에게 ME 주말 을 권하고 싶습니다.
2. ME 주말을 함께 보내고 좀 더 배우자에게 잘하고 싶습니다.
3.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편안해졌습니다.
4. 배우자를 좀 더 배려하고 싶습니다.
5. 배우자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해주고 싶어집 니다.
6. 함께 하는 배우자가 고마워집니다.
우리 부부가 바라는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멀게만 느껴지던 행복이 지금 조금은 더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행복한 부부의 길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오랜 기간 함께 노력하시며 우리 부부에게 롤 모델이 되고 계시는 ME가족들과 ME선배 부부들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