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안티파스 ♥ 김○영 레지나 부부
♥ 찬미예수님!
모든 가정에 평화를 빕니다.
“날도 더운데 가서 주는 밥 먹고 푹 쉬다 온다 생각해 ” 라는 본당 ME소속 자매님 소개로 두 달 전 여름이 한창인 8월, 저희 부부는 휴가 대신 ME 주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드디어 약속한 주말, 본당 선배 ME부부들의 과도한 환송을 한꺼번에 받으며 쑥스럽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마음으로 주말 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첫인상은 네모난 방...
TV도, 시계도, 물론 컴퓨터도 없을 뿐더러, 반강제로 자진 납부된 휴대폰도 없고, 모든 게 생경하여 마치 아무런 정보도 준비물도 없이 여행을 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종소리...
두부장수 아저씨가 온 듯 종소리에 맞춰 모이고 헤어지고, 다시 모이고 헤어지고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소리가 더해 갈수록, 우리는 점점 서로에게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를 이틀, 봉사자 부부와 신부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다 우리의 이야기였고, 같이 울고 웃고 공감하고 비교하고 너무나 좋은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느낌 대화 시간에는 행복의 관문을 열기 위한 마지막 열쇠를 받아,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자신감마저 생겼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 부부의 눈빛도 따스해져 갔음은 물론입니다. 이때까지 서로에게 상처주고 버티고 심지어 무관심해지며 살던 시간들이 자존심 때문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어린 나이에 만나 결혼 하고 부모가 되고 배운 적도 가 본적도 없는 이 길을 세상에 부대끼며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서로에게 자존심이 무슨 도움이었을까요? 오히려 밖에서 받은 상처들을 보듬어 주고 사랑으로 쓰다듬어 주어야하는 그런 존재들인데 말입니다.
함께 자존심 경쟁은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우리 부부가 서로를 보듬어 작은 교회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면, 우리의 아이들도 정말 행복하게 잘 자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늘 고민거리였던 자녀교육에 대한 문제도 함께 답을 얻은 듯 기뻤습니다. 주말을 마치고 행복의 열쇠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 후의 일주일은 혼인성사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마치 성가의 한 소절처럼 ‘세상이 줄 수도 없는, 세상이 알 수도 없는 평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주말체험은 바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의 여행’ 이었습니다.
이곳으로 많은 부부들이 여행을 다녀오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지도에도 없는 이곳으로 저희들을 가이드 해 주시느라 애쓰신 봉사자 부부님들과 마지막 미사 때 예물도 직접 챙겨주셨던, 다정하신 바오로 신부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