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 멜라니오♥이○은 베로니카 부부
찬미 예수님!
한없이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 부부에게 ME 주말을 허락해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나이다.
나에게 ME주말은 은총과 신비의 타임머신을 타고 머나먼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체험이었다.
어느 겨울날 아내의 제안을 받고 떠난 ME주말,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베로니카의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수동적인 사내교육에만 익숙해있던 나로서는, 교회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니 사내교육과 다를 거란 예상은 했지만 솔직히 그리 큰 기대와 설렘은 갖지 못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기적과 은총은 주말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내게 베풀어졌다. 금요일 저녁, 주말 장소인 가톨릭 교육문화회관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내를 위해 참여하기로 결심한 만큼 아내를 위해서라도 온 마음을 활짝 열고 여기서 시키는 대로 한 번 열심히 제대로 참여해보자.’라고 말이다. 평소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나로서는 이런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고, 그 때문에 결코 이것은 내가 내린 결정이 아닌 하느님의 이끄심이라는 확신이 드는 이유다.
무엇보다 나는 죽음에 대한 대화를 통해 많은 반성과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가족인데도 그동안 물이나 공기처럼 항상 곁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며 회사나 친구, 모임 등의 다른 일보다 우선순위를 낮게 두곤 했었는데, 죽음의 대화를 통해 나만을 바라보며 믿고 의지하는 내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몸서리가 쳐질 만큼 무섭고 두려웠으며,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달리해야겠다는 확실한 자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 밖에도 여러 소중한 과정을 하나하나 경험해갔던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은 16년이라는 긴 결혼생활에도 나누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기적과 같은 시간이었다.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애틋하게 여기며 보냈던 주말은 마치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연애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주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를 반겨주던 아이들과, 아이들을 돌봐주시기 위해 내려와 계셨던 장모님을 마주했을 때, 나는 그들이 주말을 떠나기 전과는 판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그들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달라진 것일 테다. 그런 사랑스런 사람들을 놔두고 내 눈길과 마음을 TV나 휴대폰, 일로만 뺏기고 있던 시간이 많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 부부만을 위해 떠났다고 생각했던 주말이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확장되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우리 부부는 주말의 소중한 체험을 이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10/10을 열심히 하고, 다리과정에도 충실히 임할 생각이다. 또한 내 자신을 내 의지와 노력만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태산을 옮기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말에서 그러하셨듯이 나를 달라지게 하는 분은 주님이시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우리 부부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으로 주님께서 보시기 좋은 성가정을 이루어가기 위해 늘 주님께 기도드리며 온전히 그분께 의탁할 것이다.
저희 부부에게 소중한 ME 주말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383차 주말을 통해 귀한 말씀 많이 들려주신 이기수 요아킴 신부님과 3쌍의 봉사자 부부님들께도 마음 다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