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대화

주말후기

수원 345차 주말을 마치고 (2012.05.11 ~ 13)
관리자
 
2022-03-16
이○용 베드로 ♡ 임○영 헬레나 부부

햇살이 따사로운 5월 어느 날 ME 주말 체험에 대해 망설이고 있던 우리 부부를 본당 선배 ME 부부가 강하게 이끌어 줌으로써 무언가에 이끌리듯 자연스럽고 급작스럽게 우리부부는 ME 주말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내 나이 40 결혼 14년 차 …… 내 인생에 있어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선을 본지 6개월 만에 서로에게 이끌려 자연스레 결혼을 했고 결혼과 동시에 큰 아이 임신과 출산 그리고 5년 후 둘째 아이 임신과 출산. 너무도 단란하고 큰 걱정거리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며, 신앙생활도 나름 열심히 하며 성가정을 이루었다고 자부하면서 별다른 문제없이 살아오다 보니 벌써 14년 이라는 시간이 흘러왔습니다.
서로에게 딱히 큰 불만도 없었고 큰 문제도 없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서로가 상대방을 바라보니 그리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그리 따뜻하지도 않은 시선과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별 관심 없이 스쳐 지나가는 남남과도 같이 말입니다. 너무 서글펐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를 너무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고 열정을 갖고 서로를 격려해주는 사이였는데…… 모든 부부들이 그러하듯이 살다 보면 이렇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려 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면 가질수록 마음이 더 텅 빈 듯 한 느낌이 들었고, 이건 아닐 거라는 생각이 솟구쳤고 냉랭해져 가는 우리 사이를 되돌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또 사춘기에 접어든 큰 딸과의 관계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마치 비가 너무 거세게 내리는 컴컴한 밤에 낯선 길을 홀로 운전해 가고 있는 듯이 외롭고 두렵고 불안 했습니다.
이런 저희 부부는 하느님께 간구했습니다. 우리부부 관계와 우리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말이죠. 그런 우리 부부를 하느님께서는 M. E 주말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가정이었지만 이렇게 안에서는 서로에게 상처 주고 할퀴며 아파하는 우리 가정에 ME 주말은 돌파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는 작은 기대와 희망으로 다가왔고 그런 새로운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빡빡한 일정과 낯선 사람들이 약간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집에 두고 온 아이들 걱정과 시계와 핸드폰 없이 지내야 하는 2박3일의 생활이 왠지 지루할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마치 새장에 갇혀버린 새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혼 14년 동안 처음으로 어느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로지 배우자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이틀 지내며 우리 부부는 너무도 자연스레 ME 주말에 빠져들게 되었고 봉사자 부부님들의 진솔하고 가슴 찡한 사연들은 우리 부부의 눈시울을 적시었고, “그래 우리 부부도 그런 문제가 있었지” “그래 다른 부부들도 우리처럼 사는 구나” 라는 생각과 어떻게 해결하며 어떤 방법으로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결심이다” 라는 말처럼 우리의 결심과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개선될 수 없다는 것과 이 결심으로 우리 부부가 서로의 감정 느낌까지도 교류할 수 있는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치 캄캄한 밤을 지나 한 줄기 빛과 함께 찾아온 아침을 맞이하듯이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때로는 위험을 무릅쓴 대화를 통해 서로 말하기 꺼렸던 부분들에 대해 과감하게 드러내고 터뜨려야 할 필요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가슴에 묻고 묻어두어 가슴에 멍이 아닌 진물이 생길 수도 있는 부분들을 드러내고 대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10 이라는 좋은 대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서로의 생각이 아닌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이 처음엔 어렵지만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박3일의 ME 주말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깊게 흘러만 가고, 드디어 마지막 날 90/90 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나는 그 질문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고, 그 동안의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남편 베드로도 나와 같이 질문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역시 우리는 잘 통하는 부부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 우리 부부는 새롭게 태어났고 또 다른 신혼여행을 다녀온 듯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ME 주말이 끝나는 13일은 우리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고 지금까지 받아온 어떤 선물보다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기대하지도 못했던 신혼의 그 느낌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남편이 변했다고만 생각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남편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으며 내가 잘못 바라보았던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부부중심이 아닌 아이 중심으로만 살아왔던 우리부부의 시선이 서로에게 고정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도 신부님께서 100일 동안 10/10을 열심히 하는 부부에게 매일 미사 지향을 해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셨고, 1억 로또보다 더 귀한 선물을 주시겠다는 약속에 우리부부는 10/10을 지금까지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신부님의 약속 덕분에 우리 부부는 더욱 더 10/10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별 대화 없이 보내던 우리 부부가 매일 주제를 함께 정하고 10/10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적같이 느껴집니다.
어떤 문제나 다툼이 있어도 그날 그 날 풀고 지나갈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요즘엔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이 아빠와 함께 10/10 하겠다고 공책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엄마 아빠의 변한 모습에 아이들도 변하고 있는 것 입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서로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언젠간 완성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갖게 됩니다.
또 마음을 다해 간구하는 모든 기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생각하시면 하느님께서는 이루어 주시고 채워 주심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되었으며 우리부부에게 이런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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